청맥서점 썸네일형 리스트형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 - J.D.Salinger, 1951 유명한 소설이었음에도 내용에 대한 어떤 선행지식도 없이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한동안 홀든 콜필드에게 푹 빠져있었던 것 같다.기성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던, 아니 이를 이해할 수 없었던 홀든, 작가의 분신인 홀든 말이다.홀든의 수식어 '반항아'라는 말에 선뜻 동의가 되지 않는다.그저 세상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느껴질 뿐이고, 그런 것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 세상을 받아들일 수가 없을 뿐이고, 결국 그런 것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는 자신은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었을 뿐이다.남들보다 섬세하게, 예민하게 태어난 그의 타고난 시선을 '반항'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나를 좀 내버려둬'라고 외치는 쥐스킨트와 샐린저 역시 홀든처럼 섬세한, 남들보다 예민한 사람들로,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 더보기 이방인 - 알베르 카뮈, 1942 한국에 다녀오면서 사온 책. 서점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온 책의 제목이 미국에서 지내면서 느끼는 나의 감정과 닿아서 집어 들게 되었다. 카뮈가 알제리 태생 프랑스인이여서 문화의 차이로 인한 "이방인"을 의미할 줄 알았는데, 그가 말하는 이방(Strange)은 보다 광범위한 의미 - 관습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조리를 다룬다. 발간 당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고 하니, 현대의 눈으로 근대(1942년) - 특히 실존주의 -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소설은 해학적인 면모와 사회 비판적인 면모, 궁금증을 자아내는 진행을 두루 갖추고 있어서 읽다보면 책을 놓고 싶지 않게하는 맛이 있었다. 해학적인 면모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전반적으로 좀 암울하다. 1940년대의 카뮈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지만, 개인의 .. 더보기 하얼빈 - 김훈, 2022 지난 11월 한국에 다녀오면서 사왔던 책. 돌아와서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손대지 못하고 있다가 내친 김에 훅 읽어버렸다. 김훈의 책은 기대에 대한 만족과 아쉬움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 같다. 만족은 그의 예리한 시선과 문체에서 오고 아쉬움은 글의 몰입감에서 오는데 몰입감은 주로 "칼의 노래"가 주었던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만들던 그런 힘에 대한 그리움에서 온다. 읽은 지 여섯달이 넘게 지난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김훈이 반복적으로 묘사하고 집중했던 것, 방아쇠를 당김에 대한 묘사와 해석이다. 생각지 못했던 생생함은 늘 김훈의 글을 찾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이토 히로부미를 좀 더 알게 되었고, 김훈이 해석한 그 당시 한국의 정황과 천주교의 입장도 새로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역시 남아 있다. 만.. 더보기 파울로 코엘료 - 발키리 (Valkyries - Paulo Coelho), 1992 조지아에 돌아온지도 어느새 3개월. 아이들 데리고 처음 방문한 미국 공립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빌리면 좋을지 고민하던 중, 생각을 키워주면서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의 책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검색을 해보니 발키리 (Valkyries)라는 책이 남아 있었는데, 한국어로 번역되지 않은 책이었다. 중반까지 나름 재미있었는데 후반으로 갈 수록 점점 지루해지고 마무리 역시 조금 당항스럽다랄까? 신비주의 기독교 사상이 좀 거부감을 주는 그런 책이여서 약간은 의무감으로 완독을 했다. 알아보니 연금술사(1988) 이후 4년 만에 내 놓은 책으로 아무래도 내용도 순례자(1987)와 비슷한 신비주의 기독교(천주교) 사상이 강한 책이었다. 그래도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완독했다는 점.. 더보기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 채사장, 2019 최근에 이 책을 사서 읽던 도중에 같은 책이 한 권 더 책장에 꽂혀 있는 걸 발견했다. 2년 전, 이 책을 서점에서 보자마자 바로 샀던 것 같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지대넓얕) 1, 2', '열한 계단'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신작을 고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서문과 목차의 내용을 조금 보다가 왠지 '지대넓얕 2 - 철학, 종교', '열한 계단'의 내용을 다시 한번 우려먹는 것 같다는 생각에 책장에 꽂아 두었다가 그만 구매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새책으로 완독을 했다. 2년전 우려는 그저 우려였다. 주제가 반복되는 것 같았지만 채사장은 이번에도 확실한 메시지, 새로운 깨달음을 가지고 찾아왔다. 어쩌면 지난 책들보다 더 명확한 하나의 메시.. 더보기 [서점놀이] 타이탄의 도구들 - 팀 페리스 2022년 2월 18일 신논현역 지하 교보핫트랙스에서.... 평소 자기개발서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요즘 나의 생활에 변화가 필요해서 였는지 손이 간 책이었다. 그리고 서문에서 만난 몇 문장이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무슨 답을 하는지보다는, 무슨 질문을 하는지를 통해 사람을 판단하라.- 가스통 피아르 마르크, 프랑스 정치가, p.12 오늘도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들 역시 질문보다는 답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주변에서 소크라테스 같은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기 마련 아니겠는가? 그런데 이 문장을 만나자 생각이 바뀌었다. "정작 나 자신은 어떤 질문을 던지며 살고 있지?" 만일 당신이 무엇인가에 도달하는 데 10년이 걸리는 계획을 갖고 있다면, 당신은 다음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아니.. 더보기 [서점놀이]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김지수 2022.1.21 신논현역 지하 교보핫트랙스에서... 김지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영화 "어벤져스 - 인피니티워"는 마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 영화에서 등장하는 여섯개의 인피니티 스톤 중 헷갈리는 두개의 돌이 있으니 바로 소울 스톤과 마인드 스톤이다. 아마도 영어권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소울(Soul, 영혼)과 마인드(Mind, 마음, 정신)이 쉽게 구분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둘의 차이가 마음으로 와 닿지 않았었다. 이 책에 나오는 이어령 교수님의 짧은 비유는 둘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유리컵을 사람의 몸이라고 가정해보게나. 컵은 무언가를 담기 위해 존재하지? 그러니 원칙적으로는 비어 있어야겠지. 빈 컵이 아니면 제 구실을 못할 .. 더보기 [서점놀이] 최소한의 선의 - 문유석 2022.1.21 신논현역 지하 교보핫트랙스에서... 최소한의 선의 - 문유석 "개인주의자 선언"이라는 책표지를 언젠가 보았던 기억이 이 책에 손이 가도록 이끌었다. 작가가 판사가 되어서도 책과 여행을 꿈꾸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다는 점이 서문을 계속 읽어 내려가게 했다. 서문을 읽어 내려가던 중 이런 문장을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써왔던 나의 모든 책들처럼 이 책에도 나의 모든 편향과 주관이 듬뿍 담겨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 편향과 주관이 포함되지 않은 책이 있을 수 있을까? 편향과 주관이 포함되지 않은 글이 책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 논문조차 본인의 주관에 객관성을 부여하기 위해 증명의 과정을 거치는 것일 뿐, 결국 세상의 모든 글은 자기의 편향과 주관을 논리적으로 풀어 .. 더보기 이전 1 2 3 4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