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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이방인 - 알베르 카뮈, 1942 한국에 다녀오면서 사온 책. 서점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온 책의 제목이 미국에서 지내면서 느끼는 나의 감정과 닿아서 집어 들게 되었다. 카뮈가 알제리 태생 프랑스인이여서 문화의 차이로 인한 "이방인"을 의미할 줄 알았는데, 그가 말하는 이방(Strange)은 보다 광범위한 의미 - 관습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조리를 다룬다. 발간 당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고 하니, 현대의 눈으로 근대(1942년) - 특히 실존주의 -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소설은 해학적인 면모와 사회 비판적인 면모, 궁금증을 자아내는 진행을 두루 갖추고 있어서 읽다보면 책을 놓고 싶지 않게하는 맛이 있었다. 해학적인 면모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전반적으로 좀 암울하다. 1940년대의 카뮈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지만, 개인의 .. 더보기
하얼빈 - 김훈, 2022 지난 11월 한국에 다녀오면서 사왔던 책. 돌아와서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손대지 못하고 있다가 내친 김에 훅 읽어버렸다. 김훈의 책은 기대에 대한 만족과 아쉬움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 같다. 만족은 그의 예리한 시선과 문체에서 오고 아쉬움은 글의 몰입감에서 오는데 몰입감은 주로 "칼의 노래"가 주었던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만들던 그런 힘에 대한 그리움에서 온다. 읽은 지 여섯달이 넘게 지난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김훈이 반복적으로 묘사하고 집중했던 것, 방아쇠를 당김에 대한 묘사와 해석이다. 생각지 못했던 생생함은 늘 김훈의 글을 찾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이토 히로부미를 좀 더 알게 되었고, 김훈이 해석한 그 당시 한국의 정황과 천주교의 입장도 새로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역시 남아 있다. 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