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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개정판) - 유시민, 2017 '어떻게 살 것인가?', '글쓰기 특강'에 이어 세번째로 만난 유시민 '작가'의 책. 호칭으로 '정치가'보다는 '작가'가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그의 글은 깊이가 있지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화려하지 않지만 힘이 있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본인만의 확실한 견해가 있다. 논리적이면서도 진솔한 그의 글은 비문학의 글이 어떠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이 책에서 유시민 작가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통해 했던 작업을 '국가'라는 주제로 옮겨서 정리한다. '정의란 무엇인가'가 대학 수업 내용을 기반으로 했 듯, 이 책 역시 읽고 나면 한 학기 정치학 수업을 들은 기분이 든다. 다양한 정치 철학을 최대한 객관적 관점으로 비교하고, 모든 국가론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다. 물론.. 더보기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2021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2021한강 작가 작품과의 다섯 번째 만남. 그분의 글이 과연 대중적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늘 가슴 깊이 다가와 위로를 준다. 몇 작품 읽다 보니 작가가 어떤 사물의 특징이나 과학적 지식을 문학적인 해석과 이야기로 연결 짓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한강 작가의 MBTI는 INFP라고 한다. 내향적이고, 직관적이지만 감정적. 그녀의 작품 속에 그런 성격이 잘 녹아있는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특징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오는데, '눈', '새', '심해잠수함', 심지어 '양자역학'과 '끈이론'까지, 이 모든 것들은 작품 속에서 문학적으로 재해석된다. 평소 어떤 정보를 접했을 때 자신의 문학적 세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분이 아닐까? 그리고 .. 더보기
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2013 영화는 두 번 정도 봤던 것 같다. 영화를 본 후에 소설 원작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영화는 정말 재미있었다. 일단 '치매에 걸린 연쇄살인범이 또 다른 연쇄살인범과 마주친다'라는 설정이 신선했고 영화의 완성도 역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에 더 깊은 무언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가지는 않았었다. 영화 '척의 일생(The life of Chuck)'을 본 후 책을 찾아 읽게 된 것과는 다른 감정이었다. 그런데 책을 접하고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오히려 소설 '척의 일생'은 영화에 담지 못한 내용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에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볼 수 없었던 여러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일단 주인공의 일기를 통해 .. 더보기
흰 - 한강, 2016 비문학 서적들을 읽다가 글맛이 그리워져서 꺼내들은 책. 내가 접한 한강의 네번째 소설이다. 처음 읽었던 '채식주의자'에서는 하루키의 소설을 닮았다는 감흥 정도였지만, '소년이 온다'와 '희랍어 시간'을 읽으면서 나의 최애 작가 중 한명이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흰'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여전에 유시민 작가가 한강 작가의 글을 묘사한 유튜브를 본 적이 있다.그분의 글은 밀도가 아주 높아요. 한문장 한문장 얼마나 고민하고 쓴 건지를 느낄 수가 있어요. 그래서 한문장도 허투루 읽을 수가 없어요. 그분의 말에 나역시 공감한다. 한강 작가의 글은 조금 느리더라도 다시 돌아가서 읽는 과정을 자주 거친다. 문학도도 아니고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시 읽다보면 단어와 단어를, 문장과.. 더보기
퓨처 셀프 - 밴자민 하디, 2023 정말 오랜만에 읽어보는 자기계발서. 30대에 읽었던 '성공하는 일곱가지 습관',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는 감명깊게 읽었는데, 그 이후로 자기계발서는 몇장 훑어보다 던저버리기 일수였던 것 같다. 이번에도 이책이 자기 인생 책이라고 소개하는 친구에게서 건네 받아서 몇장 읽다가 피식 웃고 돌려주었다. 그런 내 자신을 보며 문득 '어쩌다 내가 이렇게 거만한 사람이 되었을까' 싶은 마음이 들어 그 친구에게 책을 돌려 받아 읽기 시작했다. 50이라는 나이가 그런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굳어버린 걸까? 읽는 내내 '누군가에게는 참 도움이 될 말이다.'란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자기 개발서에서 정의하는 '성공'이 마음에 와 닿지 않는 이상, 뒤 이야기들은 내 이야기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삶을 도전과 성취로 받아들이.. 더보기
악마와 함께 춤을 - 크리스타 K. 토마슨, 2023 둘째딸이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빠에게 필요할 것 같은' 책이라며 건냈던 책이다. 다 읽고 나니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골랐는지 알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표현을 빌리면 어쩌면 나는 감정 성인을 추구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모든 내용에 공감이 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 고정관념을 조금 깨 부수는 도끼가 되었던 것 같다. 책을 읽어가면서 작가가 어떤 사람일까 궁굼해졌는데, 내 추론으로는 둘 중 하나일 것 같다.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려고 엄청 노력했던 사람감정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보며 이해가 안갔던 사람나는 전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물론 두 경우 모두 작가가 감정이 풍부한 사람일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 책은 추천/비추천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을 것 같다. 추천- 감정.. 더보기
스토너 - 존 윌리암스, 1965 깜짝 선물처럼 찾아온 연말 한국으로의 '휴가'에서 아내가 읽고 있던 책을 무심코 집어들었다가 결국, 아내에게 새책을 주문하게 하고 미국으로 가져오게 된 책이다. 2025년 대형 한국 서점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었다고 해서 최근에 쓰여진 책인줄 알았는데 1965년된 소설이 역주행을 한 케이스였다. 이 책은 출간 당시에는 큰 호응을 받지 못했는데, 50년동안 잊혀져 있다가 뉴욕에서 재출간 되었고, 번역본이 프랑스에서 입소문을 타고 유럽 전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2015과 2025년에 두번 바이럴을 타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아내 역시 재미있게 읽었는데, 막상 리뷰를 보니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놀랐다고 한다. 찾아보니 너무 우울하고, 별 것이 없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 더보기
크눌프 - 헤르만 헤세, 1915 한국 여행 후 시차적응에 힘들어하다 꺼내들은 책이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헤르만 헤세의 책을 읽으며, "그래, 이맛이지" 하며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최근에 '스토너'를 재미있게 읽은 터라 '스토너', '크눌프' 두 남자의 삶을 함께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두 남자의 삶은 전혀 다르면서도 닮아 있다. 아니, 같지만 서로 다르다고 말해야 할까? '스토너'의 작가 '존 윌리암스'는 자신의 소설을 읽고 슬펐다는 독자들의 평에 놀랐다고 한다. 아마도 '크눌프'의 결말처럼 친절한 설명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 여행수첩을 그렇게 완벽하게 만들어 지니는 것은 크눌프가 좋아하는 일 중의 하나였다. 그 안에는 고상하게 지어낸 이야기가 그럴 듯하게 적혀 있었으며, 공증을 마친 기재 사항들은 정직하고 건실한 삶이 거쳐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