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흰 - 한강, 2016 비문학 서적들을 읽다가 글맛이 그리워져서 꺼내들은 책. 내가 접한 한강의 네번째 소설이다. 처음 읽었던 '채식주의자'에서는 하루키의 소설을 닮았다는 감흥 정도였지만, '소년이 온다'와 '희랍어 시간'을 읽으면서 나의 최애 작가 중 한명이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흰'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여전에 유시민 작가가 한강 작가의 글을 묘사한 유튜브를 본 적이 있다.그분의 글은 밀도가 아주 높아요. 한문장 한문장 얼마나 고민하고 쓴 건지를 느낄 수가 있어요. 그래서 한문장도 허투루 읽을 수가 없어요. 그분의 말에 나역시 공감한다. 한강 작가의 글은 조금 느리더라도 다시 돌아가서 읽는 과정을 자주 거친다. 문학도도 아니고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시 읽다보면 단어와 단어를, 문장과.. 더보기 퓨처 셀프 - 밴자민 하디, 2023 정말 오랜만에 읽어보는 자기계발서. 30대에 읽었던 '성공하는 일곱가지 습관',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는 감명깊게 읽었는데, 그 이후로 자기계발서는 몇장 훑어보다 던저버리기 일수였던 것 같다. 이번에도 이책이 자기 인생 책이라고 소개하는 친구에게서 건네 받아서 몇장 읽다가 피식 웃고 돌려주었다. 그런 내 자신을 보며 문득 '어쩌다 내가 이렇게 거만한 사람이 되었을까' 싶은 마음이 들어 그 친구에게 책을 돌려 받아 읽기 시작했다. 50이라는 나이가 그런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굳어버린 걸까? 읽는 내내 '누군가에게는 참 도움이 될 말이다.'란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자기 개발서에서 정의하는 '성공'이 마음에 와 닿지 않는 이상, 뒤 이야기들은 내 이야기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삶을 도전과 성취로 받아들이.. 더보기 악마와 함께 춤을 - 크리스타 K. 토마슨, 2023 둘째딸이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빠에게 필요할 것 같은' 책이라며 건냈던 책이다. 다 읽고 나니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골랐는지 알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표현을 빌리면 어쩌면 나는 감정 성인을 추구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모든 내용에 공감이 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 고정관념을 조금 깨 부수는 도끼가 되었던 것 같다. 책을 읽어가면서 작가가 어떤 사람일까 궁굼해졌는데, 내 추론으로는 둘 중 하나일 것 같다.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려고 엄청 노력했던 사람감정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보며 이해가 안갔던 사람나는 전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물론 두 경우 모두 작가가 감정이 풍부한 사람일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 책은 추천/비추천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을 것 같다. 추천- 감정.. 더보기 존 윌리암스 - 스토너, 1965 깜짝 선물처럼 찾아온 연말 한국으로의 '휴가'에서 아내가 읽고 있던 책을 무심코 집어들었다가 결국, 아내에게 새책을 주문하게 하고 미국으로 가져오게 된 책이다. 2025년 대형 한국 서점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었다고 해서 최근에 쓰여진 책인줄 알았는데 1965년된 소설이 역주행을 한 케이스였다. 이 책은 출간 당시에는 큰 호응을 받지 못했는데, 50년동안 잊혀져 있다가 뉴욕에서 재출간 되었고, 번역본이 프랑스에서 입소문을 타고 유럽 전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2015과 2025년에 두번 바이럴을 타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아내 역시 재미있게 읽었는데, 막상 리뷰를 보니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놀랐다고 한다. 찾아보니 너무 우울하고, 별 것이 없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 더보기 크눌프 - 헤르만 헤세, 1915 한국 여행 후 시차적응에 힘들어하다 꺼내들은 책이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헤르만 헤세의 책을 읽으며, "그래, 이맛이지" 하며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최근에 '스토너'를 재미있게 읽은 터라 '스토너', '크눌프' 두 남자의 삶을 함께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두 남자의 삶은 전혀 다르면서도 닮아 있다. 아니, 같지만 서로 다르다고 말해야 할까? '스토너'의 작가 '존 윌리암스'는 자신의 소설을 읽고 슬펐다는 독자들의 평에 놀랐다고 한다. 아마도 '크눌프'의 결말처럼 친절한 설명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 여행수첩을 그렇게 완벽하게 만들어 지니는 것은 크눌프가 좋아하는 일 중의 하나였다. 그 안에는 고상하게 지어낸 이야기가 그럴 듯하게 적혀 있었으며, 공증을 마친 기재 사항들은 정직하고 건실한 삶이 거쳐온.. 더보기 너를 놓으니 비로소 나였다 - 오은주, 2026 오늘 아침 통화를 하며, 아내는 친구가 책을 냈다는 소식을 전했다. 작가 내외는 중학교 시절부터 아내의 오랜 절친이였고, 나 역시 친분이 있던 터라 호기심에 바로 eBook 책장을 넘겨보았다. 읽어가면서 나는 내가 그 지인을 얼마나 모르고 있었나 깨닫게 되었다. 물론, 책의 내용이 내가 아는 작가의 삶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아들은 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두 젊은 부부의 삶은 그 아이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삶 속에서 남들과는 다른 시련들을 경험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와우를 끼고 있는 아이를 보며, 그 아이를 보는 부부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은 컸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더보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 1978 2020년, 2021년 일년간 미국에 있으면서 한국의 발전에 대해서 뿌듯함을 느끼게 되었었다. 일년동안 생활해보니 드넓은 대지와 깨끗한 공기 말고는 더 나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어디를 가든 한국에서의 환경이 더 편리하고, 더 고급스럽고, 더 다양했다. 물론 교육문제, 취업문제 등을 거론하면 할 이야기가 많겠지만, 80~90년대 한국과 미국, 2020년대의 한국과 미국을 비교한다면 어떤 느낌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 발전이 얼마나 많은 모순 위에 쌓아올려진 것인지, 얼마나 많은 상처를 남겼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눈부신 경제 발전이 가져다준 풍요를 누리고 있는 나는 어쩌면 그냥 눈을 감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던 작가는 그의 섬세.. 더보기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 - J.D.Salinger, 1951 유명한 소설이었음에도 내용에 대한 어떤 선행지식도 없이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한동안 홀든 콜필드에게 푹 빠져있었던 것 같다.기성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던, 아니 이를 이해할 수 없었던 홀든, 작가의 분신인 홀든 말이다.홀든의 수식어 '반항아'라는 말에 선뜻 동의가 되지 않는다.그저 세상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느껴질 뿐이고, 그런 것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 세상을 받아들일 수가 없을 뿐이고, 결국 그런 것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는 자신은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었을 뿐이다.남들보다 섬세하게, 예민하게 태어난 그의 타고난 시선을 '반항'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나를 좀 내버려둬'라고 외치는 쥐스킨트와 샐린저 역시 홀든처럼 섬세한, 남들보다 예민한 사람들로,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 더보기 이전 1 2 3 4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