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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극장

업(UP) - 픽사, 2009

초반 10분에 이미 반해버린 영화....'꿈', '삶' 그리고 '사랑'

<토이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라따뚜이> <월-E>.....
<이웃집 토토로>의 '지브리 스튜디오' 이후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회사로 단연 '픽사(Pixar)'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픽사가 만든 10번째 애니메이션...
2009년이 가기 전에 꼭 보고 싶었는데....12월 31일, 딸들과 함께 새해 맞이 기념으로 보게 되었다...

만화 초반, 대사 없이 자장가 같은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칼(할아버지)과 엘리의 꿈과 삶에 대한 짧은 이야기 만으로도 이미 이 만화에 반해버릴 수 밖에 없었다....
파라다이스 폭포 옆에 집을 짓고 자신만의 모험(Advanture)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었던 소녀와의 만남, 그리고 그녀와 함께 해온 아름다운 인생, 그리고 조금 늦게나마 그 꿈을 이뤄주고 싶은 칼의 여행......

이 만화는 크게 두가지 이야기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앞서 말한 칼과 엘리의 꿈과 삶에 대한 잔잔한 이야기이고, 또 하나는 아내의 꿈을 이뤄주고픈 '칼', 아버지에게 인정 받고 싶은 어린 탐험가 '러셀',  충직한 강아지 '도그', 초코렛을 좋아하는 희귀새 '케빈', 그리고 자신의 명예 회복을 위해 그 새를 쫓는 탐험가 '찰스'가 풀어가는 모험 이야기이다. 사실 후자 쪽 역시 충분히 훌륭하지만 그동안 픽사가 워낙 기대치를 높여 놓은 관계로 그냥 준수한 수준........

하지만 전자의 이야기는 '시간'적으로 영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가슴을 따듯하게 해주고 평점 만점을 주고 싶게만들기에 충분하다. 영화 후반부에서 '엘리'의 모험 책에 '칼'과 함께 했던 사진들로 가득 메워져 있는 것을 발견하는 장면을 통해 결국 '엘리'는 '칼'과의 인생에서 이미 그녀의 꿈을 이루었다는 메세지를 전하게 된다. 한낫(?) 애니메이션이지만 '꿈'과 '삶'이라는 것이 결국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해준다.

이 영화에서 꼭 언급하고 싶은 것 중 하나는 '음악'.....
하나의 주제로 들려주는 자장가 같은 음악은 '엘리'와의 추억씬에서 마지막까지 잔잔한 여운을 남겨주는데...
'시네마천국'에서 엔니오 모리꼬네가 들려준 음악처럼 '추억'이라는 단어를 연상케 해준다.....
 
또다른 재미는 아찔한 비행 장면과 눈이 아플만큼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주는 아름다움인데, 유독 하늘과 자유로운 비행을 좋아했던 '지브리 스튜디오'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닐께 생각하게 한다.

2009년의 마무리와 2010년의 시작을 가슴 따뜻한 영화와 함께 했다.....
아내와 꼭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영화......



발췌-----

감독 '피트 닥터' 인터뷰 기사 중....

"칼과 그의 아내인 엘리는 항상 남들은 본 적 없는 동식물을 볼 수 있는 이국적인 여행을 꿈꿔왔다. 칼은 아내와 함께 꿈꾸던 여행은 떠난 적이 없지만, 이 일을 통해 인생 최대의 모험을 누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삶을 정말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매일 일어나는 사소한 사건들이다. 그런 게 인생이다."


씨네21 기사 중........
(인트로에 찬사를 보내는 건 나만이 아니군...^^")

"수줍은 여덟살 소년 칼은 위대한 모험가 찰스 먼츠(크리스토퍼 플러머)를 우상으로 섬긴다. 극장을 빠져나온 뒤에도 모험담에 젖어 경쾌하게 달음박질하던 그는 말괄량이 엘리(엘리자베스 ‘엘리’ 닥터, 감독 피트 닥터의 딸)와 우연히 마주친다. 칼의 일생에서 가장 소중한 이와의 첫만남이 펼쳐지고, 이어지는 건 “신랄함과 우아함에 있어 채플린의 그것만큼 가치있다”(<워싱턴 포스트>)고 평가받은 4분가량의 몽타주. 어느덧 성인으로 자라난 칼과 엘리가 결혼식을 올리고, 간절히 바라던 임신에 실패하고, 슬픔을 사랑으로 위로하고, 저택 꾸미기에 열중하고, 피크닉을 즐기고, 그러면서 조금씩 나이를 먹고, 쇠약한 엘리가 먼저 눈을 감기까지의 과정을, 대사 한줄없이 마이클 지아치노의 서정적인 왈츠 선율에만 기대 사려깊게 그려낸다. 길다면 긴 인간의 생애를, 이렇게 시적으로 압축한 장면이 또 있을까. 채플린의 무성영화를 빼닮은 이 애잔한 장면을 두고, 어떤 리뷰어는 “<시민 케인>의 아침 식사 테이블을 떠올리게 한다”(<뉴욕타임스>)는 각별한 찬사를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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