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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맥서점/2000년대

아주 철학적인 오후 - 하인츠 쾨르너 외, 1983

"가볍게 읽고 조금은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장편들을 읽다가 조금은 가볍게 읽을거리를 찾다가 발견한 책....
6명의 독일 작가에 의해서 쓰여진 13편의 짧은 동화로 이루어진 소설집이다. 13편이긴 하지만 동화인지라 분량은 상당히 짧다.
독일어권 세계에서 '연금술사'와 '어린왕자' 다음으로 많이 읽힌다는 말고, 안도현 시인의 추천사에 약간은 낚인 듯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만, 그래도 몇편( "네 갈래 길", "새인지 몰랐던 새", "꿈에 관한 일곱 가지 질문", "나무 이야기")은 인생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특히 "꿈에 관한 일곱 가지 질문"은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책들을 읽으면서, 특히 톨스토이의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를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
'나는 책을 읽음으로써 더 나아지고 있는 걸까?'
'영적인 삶을 위한 일곱 가지 규칙'은 영적인 깨달음에 이르기를 원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보게 해준다.

[안도현 시인 추천사]
모든 꽃이 시들듯이 삶의 모든 과정과 지혜도 영원하진 않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경험을 통해 배우고 책을 읽는다. 여기에 실린 이야기들은 모두 우리 자신의 삶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적게 웃었고, 돈을 버는 법은 배웠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는 잊어버렸다. 공기 정화기는 갖고 있지만 영혼은 더 오염되었고, 인생을 사는 시간은 많이 늘어났지만 시간 속에 삶의 의미를 넣는 법은 상실했다. 또한 달에 갔다 왔다지만 길을 건너가 이웃을 만나기는 더 힘들어졌고, 우리 안의 세계는 잃어버렸다. 우리가 어떤 삶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필요한 해답은 모두 우리 안에 있으니까.
[아주 철학적인 오후]의 이야기들 속으로 걸어가는 동안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가 살아야 할 단 하나의 삶은 무엇인가?’― 안도현(시인)

1. 나무 이야기 / 하인츠 쾨르너
  자녀를 부모의 틀 안에 키우려는 것 - 행복하게 키우는 것이 아닌 바르게 키우려는 것 - 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이며 그것이 부모들에게도 얼마나 슬픔인지를 나무를 키우는 것이 비유한다.
  "얘야, 누구도 자기가 자라고 싶은 대로만 자라서는 안되는 거야. 그랬다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자라지 못한 다른 사람들이 그 사실을 금방 눈치 챌 테니까"(17)
2. 나무 이야기 2 / 브루노 슈트라이벨.하인츠 쾨르너
3. 네 갈래 길 / 롤란트 퀴블러
  삶에 대한 재미있는(?) 통찰이 담긴 동화. 바다에 다다르고 싶었던 한 소녀를 통해 어쩌면 자기 자신이 걷고 있는 길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자신이 원하던 길을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제 노파가 되어 버린 처녀는 산정에 서서 몸을 떨었다. 산자락에서 갈라진 네 갈래 길들은 산을 에둘러 뻗어나가다가 넓은 평원 위에서 하나로 합쳐진 다음, 아득히 멀리서 반짝이고 있는 수평선이 펼쳐진 바다까지 곧장 이어졌던 것이다.(37)
4. 새인지 몰랐던 새 / 롤란트 퀴블러
제일 재미있게 봤던 동화. '신'을 찾는 이들에게 던지는 깨달음을 '천국의 새'를 찾는 참새들로 비유했다. 참새들을 마구 낮추고 거만한 태도를 가짐으로써 '천국의 새'인 척 했던 까마귀 - 그를 따르는 이들은 까마귀를 흉내 내 거만하게 걸으면서 텅 빈 머리로 주위를 둘러보기만 할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아무 것도 보려 하지 않는다 -, 참새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만을 돌보는 독수리 - 그와 수련을 따라가지 못하면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 - , 참새들의 말만 조금 바뀌어 다시 말함으로써 어쩌면 참새들이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던 앵무새 - 대다수의 참새가 앵무새 곁에 남았다. 마지막으로 참새와 그다지 다르지 않지만 누구든 신이 될 수 있다 - 신은 우리 안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 박새.....이들은 오늘날 종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모습들이 아날까?
5. 하루 / 볼프람 아이케
가장 평범해 보이는 하루 - 여기서는 아무 분쟁이 없었던 하루가 가장 의미있는 하루가 아닐까?
6. 사랑은 선물이다 / 클라라 마이어
7.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 하인츠 쾨르너
집시 할아버지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정말 예수님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이야기한다. 그가 정말 성경에 묘사된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우리는 정말 그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8. 진리는 조각낼 수 없다 / 롤란트 퀴블러
진리는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는 격이여서 각기 다르게 받아들인다고 해서 누군가 틀린 것은 아니다라는 메세지
9. 악수보다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손 / 만프레트 아이히호른
백범일지를 읽으면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메세지 - 진정한 깨달음은 말이나 생각이 아닌 실천에서 나온다.
"혼자 조용히 앉아 있는 것으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면 개구리는 벌써 오래전에 부처가 되었을 것이다."
10. 고래의 노래 / 롤란트 퀴블러
'원령공주'를 생각나게 하는 스토리. 인간의 욕심 때문에 끊어져버린 사람과 고래 사이의 소통을 이야기한다.
11. 중심에서 사는 사람 / 만프레트 아이히호른
"겨울의 첫 번째 눈송이를 자신의 손바닥에 녹이는 사람이 이 땅의 왕이 되리라"
12. 꿈에 대한 일곱 가지 질문 / 하인츠 쾨르너
- "자신의 정신세계를 고양시키고, 그의 표현대로 하자면 '영적인 힘'을 키우고 싶어했다. 우주와 조화를 이루는 훌륭하고 복된 삶을 사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그는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자신이 위대한 스승이 되어 사람들의 찬양을 받게 되기를 꿈꾸었다..."
- 영적인 삶을 위한 일곱가지 규칙
1) 네가 만일 지혜와 내면의 평화와 꺠달음을 구한다면 섭생과 환경과 친구와 행실과 강각을 바르게 하라.
2) 다른 모든 생명체에게 동정하는 마음을 가져라.
3) 겸양과 감사 - 당신이 기대하는 만큼 중요한 인물로 대우해주지 않으면 당신은 어떤가?
4) 마음의 평정과 관용 - 화가 날 때 어떤가? 비난을 즐기는가?
5) 진실과 정식
6) 영적인 투명함과 내면의 자유 - 내면의 부자유를 감추기 위한 방편을 찾는가?
7) 믿고 신뢰하라!
"어쩌면 당신에겐 영적인 자각과 꺠달음, 그리고 지혜를 찾으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지도 몰라요. 당신은 그냥 그런 것들에 대해 떠들어 대며 자기 자신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사람으로 여겨지고 싶은 건지도 몰라요."
"나에게 와서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다 똑같아요. 행동하는 방식도 거의 똑같고 살아가는 방식도 다 비슷해요. 거의 똑같은 사고 방식과 견해 등등을 갖고 있죠."
13. 관계 / 하인츠 쾨르너
늑대와 사랑에 빠진 소녀.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의 Unique함에 빠지지만 그를 그녀가 원하는 대로 그리고 세상이 원하는 대로 변화시키는 사이 어느새 그 Unique함을 잃게 된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