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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극장/2010년대

라이프 오브 파이(원작:얀마텔)-이안, 2013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 2013

이안 감독, 원작:얀마텔


2004년 소설로 읽었던 '파이 이야기(Life of Pi)'를 영화로 다시 만났다.

당시 마지막 반전에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난다.

'반전'하면 이미 '유즈얼 서스펙트'와 같은 영화를 통해 많이 느꼈었지만, 이 소설에서의 반전은 조금 다르다.

'파이 이야기'에서의 반전은 단순한 스토리적인 반전이 아닌 작가의 메세지가 담긴 반전이다.

생존이 달린 극한의 상황에서 한 인간의 내면에 숨어있는 '이성'과 '야성'의 싸움이 '파이'와 호랑이 '찰리 파커'의 동행으로 아름답게 그리고 극적으로 그려진다.

반전 이외에도 여러가지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메세지들이 있었던 소설이다.

'너를 죽게하는 것은 물이 아니라 두려움이다.'라는 수영 선생님의 말이나, '동물원의 동물들이 불행해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자신의 영역와 생활패턴이 파괴되는 것을 두려워할 뿐이다.' 등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 메세지였다.

(두번째 이야기는 영화로 표현되지는 못했다.)

결국 이러한 기억이 영화로 만들어진 '라이프 오브 파이'를 찾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역시 이안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의 메세지를 너무나 잘 살려내었고, 거기에 아름다운 영상미와 높은 완성도를 이루어 냈다.


소설을 읽으면서는 생각치 못했던 부분을 영화로 다시 보면서 깨닫게 되었다.

작가는 서론부에서 '파이'의 '종교적인 성향'을 강조했었다. 특히 예수그리스도의 희생에 감명 받는 부분이 강조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이야기한다.

"당신은 어떤 스토리가 더 마음에 드나요?(Which story do you prefer?)"

작가가 하고 싶었던 이 소설의 또다른 메세지는 '이성'과 '신'이 아니었을까?

하필 이 영화를 보기 몇일 전에 '팀 버튼' 감독의 '빅피쉬'를 보게 되었다.

두 이야기는 결국 '진실'과 '거짓', 아니 '진실보다 아름다운 거짓'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찰리파커와의 이야기에서 파이는 어렇게 회상한다.
"신이 나의 고통을 외면한다고 생각했었지만, 아니었어요. 신은 늘 나를 지켜보고 있었던거에요."

나이든 파이는 여전히 음식 앞에서 기도를 올린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당신은 어떤 스토리가 더 마음에 드나요?(Which story do you prefer?)"